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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이직자 인터뷰 1] 이직 후 알게 된 것, 문제는 나 아닌 삼성의 문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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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최승호입니다.
최근 삼성전자 성과급 투명화와 관련하여, 다양하게 내/외부의 목소리를 듣고자 많은 분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중 삼성전자에 근무하시다가 떠나시는 선배님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공개적으로 익명 인터뷰이를 모집했고, 감사하게도 참여를 해주시는 선배님들이 있었습니다.
실제 인터뷰의 내용은 더 충격적이나, 개인 신상 보호로 최종적으로 인터뷰이와 한 번 더 확인하고 글을 작성해서 올립니다.
우리 회사의 잘못된 사내 문화, 또 성과급 이슈 등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이 기획을 했고, 인터뷰 글을 작성합니다.
첫 인터뷰를 하기 위해 다시 청주를 찾았습니다. 내용이 너무 심각해서 너무 깊은 내용들은 인터뷰이와 최종 확인하여 조금 제외하였습니다.
참고해주시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인터뷰 정리본
Q1. 우선 삼성전자에 오래 근무하셔서, 선배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우선 익명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를 참여하게 된 계기 먼저 알 수 있을까요?
A1. 네, 반도체 라운지에 올라온 글을 보고 삼성 지인들에게 초기업노조란 곳에서 이런 글을 올렸는데 인터뷰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봤습니다.
참여해도 괜찮겠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제 이야기를 알려드리고자 연락을 드렸습니다.
Q2. 감사합니다. 선배님, 그럼 순서대로 문의해 보겠습니다.
선배님은 삼성전자 DS에 언제, 어느 팀에 입사하셨고, 언제 이직을 하셨는지 알 수 있을까요?
A2.네, 삼성전자에는 2010년도 이전에 입사하여 10년 이상 근무했고, 하이닉스로 특별 채용을 통해 이직했습니다.
현재의 공채나 주니어탤런트 같은 것은 아니고, 특별 채용이 지금도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삼성전자에서는 품질보증실에서 오래 근무했고, 하이닉스에서도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Q3. 삼성전자에서 굉장히 오래 근무하셨는데, 책임 당시 이직을 하신 건지, 그리고 왜 이직을 결정하시게 되었나요?
A3. 네, 제가 이직을 한 건 책임 때였습니다. 결정적인 이직 사유는 우울증이었습니다.
저는 삼성전자 재직 당시 열심히 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선임 조기 진급 및 CA도 오래 맡을 정도로 부서 내에서 평판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책임 시절 CA 중 SCI 평가가 있었는데, SCI 점수가 안 좋게 나오자 굉장히 압박을
받았습니다.
당시 “SCI 점수가 안 나오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윗분들의 물음에 “노력은 하고 있지만, 윗분들이 잘해주셔야 점수도 잘 나올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찍혔던 것 같습니다. 그룹장도 “별수 없다, 고과를 못 받을 거다”라는 식으로 말했고, 이후로 고과를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우울증이 왔고, 마음건강센터를 통해 병가를 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병가 면담 때 인사 담당자가 저보다 한참 어린 인사팀 여직원분이 오셨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병가 원인 등 면담을 하는 도중, 또 우울증으로 마음 병가를 가면 다음엔 퇴사 밖에 없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게 3개월간 쉬고 복귀하여 다시 업무를 했습니다.
이후 이전과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었고, 이런 상황 속에서 우울증이 와서 퇴사 면담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하이닉스 특별채용에 대한 소식을 지인에게 접했고,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우울증이 제 개인 문제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직하고 나서는 한 번도 우울증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삼성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너무 컸던 것이고, 그로 인해 제가 많이 힘들었다는 걸 이직 후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Q4. 네.. 제가 생각했던 이직 사유와는 너무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이 내용이 나가도 괜찮을지 다시 한 번 여쭙고 싶습니다.
A4. 네, 괜찮습니다. 이미 다 알고 하는 이야기니까요.
삼성전자는 임원의 힘이 너무 셉니다. 또 업무를 하더라도 고과를 받기 어렵습니다.
삼성전자는 고과를 임원 말을 잘 듣는 사람, 스태프, 보고하는 사람에게 먼저 주는 등, 실제 업무 성과와는 별개로 고과를 주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이닉스는 다릅니다.
SCI와 같은 평가가 있고 해당 평가 결과로 팀장들이 문제라고 인식하고 경고를 받는 경우를 봤습니다. 또, 업무를 열심히만 하면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Q5. 삼성전자 근무 당시 기억나는 이슈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A5. 팀장이
라인 내 작업자들의 업무를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직장들이 평가해야 하는데, 라인 내 작업자들의 고과를 임의로 바꾸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임원의 권한이 너무 크니 다들 그 눈치만 보게 됩니다. “열심히 일해야 하냐”보다 “팀장에게 잘 맞추냐”가 중요하니 동기부여가 없습니다.
Q6. 제가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너무 화가 납니다. 하이닉스로 이직하시고 만족했던 점은 무엇인가요?
A6. 이직
후 만족한 건, 하는 만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하이닉스에서는 개선안, 업무 실적 등 실무적인 부분으로 평가를 받았고, 그래서 올해 진급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직 당시 연봉이 6천만 원이었습니다. 하이닉스로 와서 5년 만에 연봉이 입사 전보다 배 수준이 되었습니다.
또한 하이닉스의 경우 연봉 역전 현상 관련하여, 연봉 인상 이외 240만 원을 추가로 올려 주는 등 구성원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Q7. 삼성전자에서는 연봉 역전 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연봉 차이도 알 수 있을까요?
A7. 하이닉스의
경우 연봉 인상 시 하위 고과를 제외하고 일괄 6%가 오르고, 고과에
따라 업무 성과금을 연봉에 포함하는 형식으로 줍니다.
그래서 상위 고과를 못 받아도 지나고 보면 삼성과는 다르게 큰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삼성전자는 고과별로 차등이 있고 그걸 평균으로 보여주는데, 뉴스에서 5% 인상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일반 고과는 그보다 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상위 고과를 받은 걸 평균에 반영하는 게 이해가 안 됩니다. 일반 직원들이 받는 걸 기준으로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Q8. 그러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업무적인 차이를 알 수 있을까요?
A8. 삼성은
시스템화가 잘 되어있는 건 맞습니다.
하이닉스는 내부에서 다 만들다 보니 노가다성 업무가 좀 있고, 업무 강도가 더 높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삼성의 시스템은 편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삼성은 보고가 너무 많았습니다.
보고를 위한 회의도 많아, 삼성에서 성장하다 보면 업무 보고에 대한 스킬업 되었고, 반면 하이닉스에서 성장하다 보면 업무에 대한 이해 등이 발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Q9. 하이닉스는 21년도 EVA가 폐지되었고 이번에 실링도 폐지되었는데요, 삼성의 EVA 제도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9. 자기들
마음대로 하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죠.
이전부터 연초에 경영 목표를 공시하겠다고 했으며, 실링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이월해서 반영해 준다고 하는 등의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들고 온 것이 EVA였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 성과금이 계산되는 방식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Q10. 네, 감사합니다. 말씀을 나누다 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네요. 선배로서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A10.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삼성 선후배들과 연락하며 지내고 있어서 반도체 라운지 글을 보고 인터뷰에 응하겠다고 했습니다.
삼성 직원들이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재직 당시의 사원증과 현재 사원증 사진도 같이 보여주셨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첫 번째 인터뷰의 내용이 너무 심각해서, 화가 났습니다.
인터뷰 당시에도 얘기하시다가 감정이 북받쳐 오르는 것 같았고, 저도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성과급 투명화 뿐아니라, 이런 잘못된 문화, 관행도 바로잡아져야 더 직원들이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회사가 될 것 같습니다.
초기업 노동조합에 가입해서 같이 목소리를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돈을 내지 않으셔도 비권리 조합원으로 조합원 수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저희와 함께 목소리를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목록
아라미스님의 댓글

임원이 자기 마음에 안들면 그냥 고가로 협박하고 하위주면 된다는 마인드 자체가 문제인거같습니다
정말 몇몇 임원이 협박해도 자기 주장대로 그사람은 하위받을정도 아니다라고 하는 파트장 그룹장님도 있지만
대부분 그냥 너는 찍혀서 안된다 라고하며 하위를 주더군요
그거 이의신청 하면 나락을 경험한다는 충고도 있었지만 설마 그렇겠어? 하고 이의신청 했다가 욕이랑 욕은 다먹은거같습니다
내가 너때문에 몇일 밤새며 니가 하위 받아야할이유를 찾아서 문서작성했다고 하며...
왠만한 정신력으로는 이의신청 하지 마시기바랍니다.... 저도 잠깐 아....그냥 퇴사할가 했으니까요...
탈반도체님의 댓글

임원에게 과도하게 부여된 권한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오히려 조직을 고이고 썩게 만드네요. 자정작용을 절대 기대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혁신이 일어날 수 없는 구조, 자기반성, 개혁이 있을 수 없는 구조네요.
괴롭힘당한사람님의 댓글

저도 임원 그룹장이 파트장까지 했던 저를 업무적으로 배제하며, 한참 어린 후배 밑에서 일하게 하는 등의 불이익을 계속 행사하고 있습니다. (업무 적으로 거의 모든 후배들은 능력을 인정해 주지만 임원들 저를 거의 왕따 취급 합니다. 자기가 대리고 있던 스텝 조직만 관심을 갖습니다.)
전자는 임원의 권한이 너무 크고 업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내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회사 차원에서 정말 있어서는 안되는 행위 등을 하고 있는 거죠.
SCI평가로 인사에서는 강력한 징계(MBO하위, 계약해지)를 내려야 하지만 그런 임원에 줄을 대거나 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납니다.
저도 지금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정신과 상담을 계속 받고 있습니다. 하루빨리 임원 그룹장이 계약해지 되서 짤렸으면 하는 바램으로 하루하루 힘들게 회사 생활을 하고있습니다.